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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이야기

칼 세이건의 실험을 통해 갈릴레오 탐사선은 어떻게 지구 생명을 탐사했는지 알아보자.

by 안뜰봄 2024. 2. 18.

칼 세이건은 미국의 천문학자로 천문학계의 상징적인 사람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문학자이자 과학저술가로 유명한 책 코스모스를 집필했다. 코넬 대학교 천문학 및 우주과학과의 석좌교수로 재직했으며, NASA의 온갖 우주 탐사선 계획에 참여했는데 그중 하나가 갈릴레오 탐사선이다.


미국 항공 우주국 NASA의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가 1989년 10월 발사되었다. 목성에 도착하기 위해선 충분한 속도가 필요했다. 따라서 갈릴레오 탐사선은 우선 태양계 내에서 여러 번 돌았다. 그 후 지구와 금성을 가까이 통과해 가속도를 얻었다. 지구와 금성을 플라이바이 하면서 원래 목적인 목성 탐사 전에 앞서 지구를 관측해 보았다. 당시 칼 세이건이 이끌던 미국 항공 우주국의 과학자팀은 갈릴레오에 탑재된 관측기기에서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지구상의 생명을 발견했다. 

 

물론 지구에 사는 생명체로서 우리는 이미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구인이 아닌 다른 별의 생명체 입장이 되어 지구의 사는 생명체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과학자들은 탐사선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우주에서 지구라는 한 행성의 생명체를 관측하게 되었다.

 

갈릴레오 탐사선은 원래 목적은 목성을 탐사하는 것이었다. 목성과 그 위성의 대기를 알아보고, 우주 환경을 연구하기 위해 설계된 이미지 카메라를 탑재했고, 전파 실험 장비나 분광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장비들이 생명 탐사를 위해 설치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과학자들이 지구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면 생명 탐사를 위해 설치된 것도 아닌 장비들을 통해 생명 탐사를 할 수 있었을까?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의 토양은 화성과 지질학적 특징이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습기가 거의 없고, 모래 먼지가 날려 화성과 비슷하다고 여겨져 각종 화성 생명체 탐사 등의 실험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스페인 과학자들은 아타카마 사막의 삼각주 지역에서 1억 년 전 이상의 퇴적물이 쌓여있음을 발견했고, 토양을 채취해 실험실로 시료를 가져가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생물을 발견했다. 발견된 미생물의 DNA 중 대부분은 정체를 아예 알 수 없었고, 반 가까이는 종도 분류해 낼 수 없었다. 이를 통해 절반 정도 DNA의 주인 미생물은 이미 멸종되었거나, 발견되지 않은 미생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아타카마 사막의 토양 샘플을 채취해 1970년대 미국 항공 우주국이 실시한 바이킹 계획과 같은 실험을 시도했을 때 시료에서 생명의 존재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연구는 생명의 존재가 이미 알려져 있더라도 생명의 흔적은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바이킹계획은 미국 항공 우주국이 1975년 수행한 화성 탐사 계획으로 화성 탐사를 위해 2기의 탐사선을 발사했다. 화성의 토양을 분석해 미생물을 검출하는 계획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생명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얻어 낼 수 없었다)

 

칼 세이건이 이끄는 미국 항공 우주국의 팀은 지구상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른다는 전제하에 실험을 수행했다. 데이터 분석만으로 생명체의 존재라는 결론에 도달하려 한 것이다. 우선 갈릴레오 탐사선에 탑재되어 있는 근적외선 매핑 분광계로 지구 대기를 분석했다. 대기에 분포되어 있는 수증기를 분석하고, 극지방의 얼음, 빙하, 그리고 바다의 물도 검출했다. 그리고 지구의 온도도 기록했다. 

 

하지만 액체 상태의 물이 꼭 생명이 존재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 그러므로 과학자팀은 분광계를 이용해 다른 행성과 비교해 대기 중의 고농도 산소와 메탄도 검출했다. 고농도 산소와 메탄은 반응성이 높은 가스이므로 다른 화학 물질과 빠르게 반응해서 단시간에 소모되어 버리는데, 그런데도 계속해서 높은 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속해서 보충되는 것이 과학자들은 생명의 존재에 이유가 있음에 초점을 두고 가스를 검출했다. 

 

그러나 가스도 생명 존재의 가능성을 시사할 수는 있지만 생명을 증명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다른 장비들을 이용해 오존층의 존재도 검출해 냈다.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 역할인 오존층이 있다면 생명이 지표에서 보호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촬영 카메라로는 지구의 여러 곳의 사진을 찍었다. 촬영 이미지에는 지구의 바다와 얼음, 구름과 사막 등이 찍혀있었다. 물론 열대 우림과 같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자연의 모습이 나왔다.    

 

분광 측정과 합쳐 그 부분에서 적색광의 흡수가 명확하게 있음을 밝혀냈다. 칼 세이건의 과학자팀은 이 적색광의 흡수는 광합성하는 식물에 의한 빛을 시사하고 있음을 결론 내었다. 가장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는 호주 중앙 사막과 남극 대륙이었고, 여기엔 도시나 농경지에 대해서 나타내진 않는다. 

 

또한 갈릴레오 탐사선의 플라즈마파 전파 실험이 수행되었는데, 우주 공간은 본래의 전파 방사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많은 주파수에 걸쳐서 발생하는 광대역 전파이다. 하지만 인공 전파는 좁은 대역에서 발생한다. 갈릴레오 탐사선은 좁은 대역의 전파 방사를 발견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공 전파, 즉 좁은 대역에서 발생한 전파는 기술의 발전을 시사한다. 지구 또한 19세기 이전에는 검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지구 기술의 발전 이전 상황이었다면 전파를 이용해도 지구상의 생명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구 외 생명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지구에서 쏘아 올린 탐사선도 지구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증거를 검출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칼 세이건은 늘 '과학은 단순한 지식의 모임이 아닌, 사고 실험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지식과 사실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과 경험, 그리고 실패한 여러 방법은 그 지식이나 사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현재 5000개 이상의 행성이 발견되고 있다. 일부 행성에서는 대기 중의 물이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지구상의 생명을 찾는 칼 세이건의 실험을 통해 생명의 존재를 증명하기에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칼 세이건 팀이 수행했던 광합성과 빛의 흡수, 좁은 대역 전파, 생명체에게 맞는 온도나 기후, 설명이 어려운 고농도의 화학물질 등을 조합하여 탐구 방향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