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놀라움으로 가득 찬 곳이다. 우리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아니 우선 우리 태양계 밖은 어떤 곳일까. 이런 질문들을 안고 수행된 태양계 외행성 관측을 소개한다.
WASP-107b는 항성으로부터 나오는 열로 팽창하는데 대기조성을 상세하게 관측하기 좋은 태양계 외행성 중의 하나이다.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이 외행성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했고, 지금까지 얻은 데이터 중 가장 상세한 대기 조성 데이터를 얻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산화황과 모래 구름은 감지했으나, 메탄은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WASP-107b는 대기 관측에 적합한 푹신한 행성이다.
태양계 외 행성은 태양 이외의 천체의 주변을 공전하는데, 태양계에서 결코 볼 수 없는 환경을 가진 행성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항성의 바로 근처를 공전하는 해왕성이나 목성 등의 천체가 그것이다. 이런 행성들은 항성에 매우 가까워지기 때문에 표면이 수백 도 씨 이상으로 가열되어서 대기 전체 열팽창에 의해 평균적인 밀도는 매우 낮아지고 있다. 행성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파피 플래닛(푹신한 행성)으로 불리는 것이다. 이런 밀도가 낮은 행성은 대기 조성을 조사하는 연구에 아주 적합하다. 멀리 떨어진 행성의 대기를 조사하기 위해선 대기 중을 통과한 빛으로부터 분자의 종류에 따라 나오는 흡수 스펙트럼을 분석해야 한다. 저밀도 행성 관측 데이터는 고밀도 행성에 비해서 하층부 대기 정보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기체의 분석으로 행성 전체의 조성을 추정하거나 행성의 형성이나 진화를 고찰해 볼 수 있다.
천체로부터 나온 빛을 파장별로 분석했을 때 다른 파장보다 현저히 어두운 부분이 나타나는데 이를 흡수 스펙트럼이라 부른다. 흡수 수펙트럼은 분자가 그 종류마다 정해진 파장의 빛을 흡수하려 나타나는 것인데, 흡수 스펙트럼을 분석해 역으로 그 분자의 종류를 특정할 수 있다. 2017년에 발견된 WASP-107b 행성은 대기 관측에 적합한 행성이다. 목성과 비교해서 직경은 거의 비슷하지만, 질량은 목성의 10분의 1이기 때문에 평균 밀도가 굉장히 낮다. 지구로부터의 거리도 비교적 가깝다. 200광년 정도이다. 또한 WASP-107b가 공전하고 있는 항성의 밝기도 밝아서 대기를 상세하게 관측하는데 적합한 태양계 외부 행성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까지의 관측으로는 이 행성에는 이산화황이 존재한다고 추측되었는데, 여기에도 의심의 목소리가 있다. 지금까지 행성 과학의 시나리오에서는 이산화황은 약 930도씨 이상의 고온 대기에서 빛을 통해 생기는 광화학 반응으로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약 730도 정도의 온도에서는 이산화황은 생기지 않고 대신 황의 동소체가 되어 이산화황의 흡수 스펙트럼과 유사하게 나온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실제로 행성의 대기 상층부의 온도는 약 470도씨라 이산화황이 형성된다고 추정해 온 온도보다 훨씬 낮은 온도이다.
푹신한 행성의 대기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상세히 관측해 보았다.
국제 연구팀은 행성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했고, 지금까지 얻은 데이터보다 훨씬 정밀한 대기의 데이터를 얻었다. 웹 우주망원경에는 중간 적외선 관측장치가 있는데 이는 이산화황 등 여러 분자를 포착할 수 있는 분광기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우선 외행성에는 이산화황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증거를 얻었다. 이는 이 외행성의 대기 중에서 광화학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전 광화학 반응의 존재가 알려진 행성은 WASP-39b이다. 둘 외행성 모두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관측적인 증거를 얻어 발견한 것이다.
또한 이 외행성의 이산화황과 수증기의 존재를 나타내는 흡수 스펙트럼은 분명하게 나오지 않았는데, 실제로 구름이 존재해 흡수 스펙트럼을 불분명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행히 이번 관측에서 구름의 조성을 측정할 수 있었는데, 구름이 규산염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밝혀냈다. 규산염은 지구에 있는 암석이나 모래를 구성하는 주성분이다. 따라서 이 외행성의 대기 상층부에는 모래구름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것은 중요한 발견이다. 지구에서는 물이 증발해 수증기 구름이 생기는데, 이런 고온의 행성에서는 대기 하층부의 규산염이 증발하여 모래 구름이 생긴다는 것을 그동안의 관측을 통해 알 고 있었다. 하지만 모래 구름이 대기 상층부까지 올라가려면 1000도씨 이상의 온도의 환경에서 가능하다고 여겼었는데, 위에 말한 것처럼 이 외행성의 대기 상층부의 온도는 약 470도씨이니 이런 모래 구름이 올라가기 위해서 내부는 더욱 고온의 환경일 것이다. 그리고 대기의 하층부, 상층부를 충분히 섞어 줄 수 있는 강한 대기의 순환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또한 강한 대기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는 메탄이 검출되지 않은 것이다.
메탄은 온실가스다. 대기를 따뜻하게 해 준다. 그러나 충분히 고온인 환경과 강한 빛이 있다면 쉽게 분해된다. 고성능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에도 메탄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는 이 외행성에서는 대기 하층부까지 충분한 강도의 빛이 닿고 있기 때문에 내부가 고온의 환경이므로 가열되어 메탄이 분해되었음을 보여준다. 메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모래 구름의 검출과 함께 이 외행성의 강한 대기 순환의 증거가 된다.
제임스 웹 망원경을 통해 얻은 WASP-107b 외행성의 관측 결과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과학 모델이나 가정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고, 우리의 이론도 수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관측으로 행성 대기의 구성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의 행성 연구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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